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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에도 여전히 리그 정상을 지키는 투수…류현진 “나 아직 괜찮구나”

중앙일보

2026.06.11 17:03
2026.06.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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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8승 째를 따낸 류현진. 사진 한화 이글스

“기분 좋아요. ‘내가 아직 괜찮구나’ 싶어서. (웃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슬며시 웃었다. 1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을 7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5-1 역전승을 이끈 뒤였다.

수확이 많은 승리였다. 한화는 KIA와의 3연전 위닝시리즈(2승 1패)에 성공하면서 KIA와 순위를 맞바꿔 4위로 올라섰다. 류현진도 다승 공동 1위였던 KIA 에이스 애덤 올러(6이닝 4실점)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해 시즌 8승(2패)째를 수확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나섰다.

류현진은 “(팀 득점력이 좋아) 경기 중 우리가 앞서는 리드 상황이 많다. 그 덕에 마운드에서 조금 더 편안하게 던지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점수를 절대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면, 요즘은 ‘1실점 정도는 괜찮다’는 마음으로 던질 수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1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8승 째를 따낸 류현진. 사진 한화 이글스

이날 투구의 백미는 4-1로 앞선 5회 초 2사 3루, 홈런 1위 김도영과의 승부였다. 그는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몸쪽 깊숙한 직구를 찔러넣어 김도영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 공의 시속은 딱 150㎞. 올 시즌 류현진의 최고 구속이다.

그는 “시속 150㎞는 1년에 한 번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최대한 힘을 줘서 던졌다”며 웃었다. 이어 “김도영은 실투가 나오면 담장 밖으로 그냥 넘겨 버리는 타자라 당연히 (승부를) 의식했다”며 “아무래도 (4회 말 공격에서) 우리 팀 점수가 난 직후라 실점은 하고 싶지 않아서 좀 더 집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선수생활 내내 ‘다승왕’과는 인연이 거의 없었다. 데뷔 시즌인 2006년 18승으로 1위를 차지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심지어 2012년엔 27경기에서 18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는데도 단 9승으로 시즌을 마감했을 정도다.

그런 그가 올해는 20년 만에 다승왕 타이틀에 도전할 기세다. 2010년 이후 넘보지 못한 15승의 벽도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다. 류현진은 “승리라는 건 어차피 나 혼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항상 지금처럼 내 몫을 해나가다 보면, 우리 팀 타격이 워낙 좋으니 (승리는) 알아서 따라와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8승 째를 따낸 류현진. 사진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이날 평균자책점도 2.84로 낮춰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2.61)와 올러(2.66)에 이은 3위를 유지했다. 국내 투수 가운데선 단연 1위. 평균자책점 톱 5 안에 한국 국적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닝당 출루 허용(WHIP)도 1.03으로 올러(0.95)에 이어 전체 2위고, 볼넷도 단 10개만 내줘 올 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가장 적다. 지금 류현진은 ‘아직 괜찮은’ 투수가 아니라 ‘여전히 경이로운’ 투수다.

배영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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