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나?” 제주 장마 20일 만에 끝

전국 곳곳에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한 것과 달리 제주는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비를 뿌린 채 장마가 끝났다. 짧고 메마른 장마에 제주지역 저수율마저 전국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가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브리핑을 열고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제주지역 장마철이 종료된 것으로 잠정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년 장마 종료일인 7월20일보다 하루 빠른 것이다.
올해 제주지역 장마는 지난달 30일 시작해 역대 세 번째로 늦은 장마 시작을 기록했다. 장마 기간은 20일로, 평년 장마 기간인 32.4일보다 12.4일 짧았다.
짧았던 장마 기간만큼 실제 비가 내린 날도 많지 않았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지역별 강수일수와 누적 강수량은 지점별로 제주 7일 69.2㎜, 고산 6일 97.4㎜, 성산 8일 140.9㎜, 서귀포 6일 161.5㎜로 집계됐다. 네 지점 평균 강수량은 117.2㎜였다.
제주도 평년 장마철 강수량이 348.7㎜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강수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인 것이다.
지역별 강수 편차도 컸다. 장마철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서귀포와 제주는 2.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장마철이 종료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에서 집중호우가 이어진 것과 달리 제주에서는 장마철 강수량이 크게 부족하면서 가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3일 기준 제주지역본부의 평균 저수율은 41.9%로 전국 9개 지역본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국 평균 62.6%보다 20.7%p 낮고, 가장 높은 강원지역본부 82.4%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도내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뚜렷했다. 제주시지역 저수율은 25.8%로 서귀포시지역 71.5%에 크게 못 미쳤다.
밭 토양의 수분 상황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지난 20일 기준 밭토양 유효수분은 제주시 56%, 서귀포시 87%로 집계됐으며, 제주시는 가뭄 ‘관심’ 단계로 나타났다.
평년보다 늦게 시작해 일찍 끝난 데다 비마저 충분히 내리지 않은 ‘짧고 마른 장마’가 지나가면서 본격적인 여름철 농업용수 확보와 밭작물 가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